막걸리농법 = 소규모 + 친자연 + 적정재배
막걸리농법
배 고플 때에는 막걸리가 최고!
쌀과 누룩, 물 등을 잘 섞어 항아리에 넣고 좋은 환경에 놓아둡니다. 숙성은 누룩을 비롯한 온갖 미생물이 알아서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태어나는 전통주, 막걸리는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는 자연식품입니다. 대충 빚는 술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허투루 해서는 제 맛이 나지 않습니다. 재료도 재료지만, 무엇보다 환경이 중요합니다. 보다 많은 미생물들이 편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경합하는 환경이어야 합니다. 이 환경은 사람이 제공해야 합니다. 맛깔 나는, 그리고 유기산 등 특유의 영양을 듬뿍 담은 막걸리가 나오자면 사람의 제대로 된 환경조성
이 관건인 셈입니다.
덤바우부부는 농사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막걸리의 경우와 같이 농작물에 줄 먹이를 고민하고, 온갖 미생물들이 왕성하게 활개 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농민의 임무라는 판단입니다. 농작물 생산 활동의 20%를 담당하는 농민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80%는 저들, 작물들에게 맡겨두어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20%의 상세내역과 비율 산정의 근거는 제시하기가 곤란합니다. 그저 생산의 주역은 작물 자신이라는 뜻이 담긴 상징적인 수치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막걸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으면, 작물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농업의 요체임도 미루어 짐작해주시기 바랍니다.

막걸리는 숙성과정이나 그 후에 따로 정제하지 않습니다. 말간 물만을 모으지도 않습니다. 말 그대로 건더기와 물을 막 섞어 뿌옇게 만들어버립니다. 여기에 우리 선조의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자고로 술은 흥을 돋울 뿐 아니라 요기도 되고, 나아가서는 약도 되어야 한다는 기가 막힌 조상님들의 철학이 담긴 술이 막걸리입니다. 덤바우부부는 이를 본받을 작정으로 작물의 먹이를 막걸리처럼 만듭니다.

밭 주변에서 얻은 온갖 풀과 작물의 찌꺼기
에다가 이것저것 섞어 구정물이나 흙탕물로 만들어 작물에게 줍니다. 물론 숙성과정을 거칩니다. 우리는 이게 퇴비차인지 액비인지 도무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두 가지 모두인 것 같기도 하고, 어느 것에도 함량 미달인 허접 쓰레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색깔은 달라도) 막걸리와는 비슷하니까 그저 만족합니다. 작물의 자발적 생장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냥, 배고플 때마다 막걸리 들이켜 불콰한 채로 농사를 지으니 막걸리농법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런들 좋을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