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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그림자

들이   2015-04   조회 513  

하얀 그림자

 

그림자, 내 모습은 거리를 헤매인다 / 어둠이 내리는 길목에 서성이며 / 불 켜진 창들을 바라보면서 / ... / 그림자, 내 이름은 하얀 그림자

 

서유석이 부른 [그림자]의 한 구절이다. 서정적인 가사와 단순명료한 호소력이 담긴 가락 덕에 꽤 인기가 있었던 노래다. 반공 드라마 주제가(70년대 MBC라디오)라는 것이 어리둥절할 만큼 가슴을 일렁이게 했던 노래다. 밥 딜런의 [Blowin’ In The Wind]을 불러 가요계에서 인기를 얻었던 서유석이 불렀다는 것도 신기했다. 반정부적 발언으로 한 때 도피까지 했다고 알려진 그였으니 말이다.

 

노랫말 중에 나오는 하얀 그림자에는 묘한 떨림이 묻어있다. 불 켜진 창을 바라보며 서성이는 한 사람의 뒤로 드리워지는 하얀 그림자. 흔들리는 자존감에 대한 표현으로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다. 게다가 허공에 흩어지는 존재감(“내 영혼은 허공에 흩어지네”)이라니, 이건 음지로 숨어들어 벌이는 스파이게임의 차원을 넘어서는 정서다.

 

밭에서 일하다 보면 삽날에, 호미에 그림자가 겹쳐질 때가 많다. 흙에 밴 그림자를 파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농사지은 세월만큼 흙에 스며든 그림자는 거뭇할 뿐, 파고 뒤집어도 거두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땅거미지면 슬며시 가슴 한 자락에 드리워지는 것이 하얀 그림자일지도 모르겠다.



지나가다 2015-04
두 분 여전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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