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바실 | 덤바우 진바실 | 덤바우

덤바우잡전

가뭄의 속살

들이   2015-06   조회 361  

 아내와 마늘을 캐다가 쉬는 참에 감자를 뒤적거렸다. 지난 10년 간 별의 별 농사를 다 짓고 있는 덤바우부부인데도 잘하는 농사를 꼽으라면 주저한다. 형편없는 것을 대라면 이의 없이 부부 공히 감자와 배추농사다. 고개를 갸웃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 농사가 어렵다니? 하는 표정이다. 우리 부부도 매년 흙을 들추며 그런다. 감자와 배추에 농사 명운을 걸었더라면 진작 거덜 났을 것이다.

 

그런 감자를 쪄내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시다가 반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이라는 작품을 떠올린다. 그림과는 별로 친하지 않은 세월을 보낸 처지라도 도무지 고흐가 그린 것 같지 않은 그림으로 느껴진다. 화면 구성과 색채가 음울하기 짝이 없고, 감자 먹는 가족들의 눈초리에는 짙은 체념마저 묻어있다. 다른 판본에서는 이와 달리 우직함이라든가 무뚝뚝함, 습관화된 침묵이 밝은 빛에 의해 드러나기도 한다.

 

저 그림과 거의 한 짝으로 써진 편지들에서 고흐는 스스로 농민화가를 자처하기도 하고, “농민은 하나의 독립된 세계이고, 수많은 관점에서 바라볼 때 그 세계는 문명화된 세계보다 더욱더 뛰어나다.”고 확신하는가 하면, ‘그림에서 거름 냄새, 새똥 냄새, 퇴비 냄새가 난다면 그게 특히 도시인에게는 건강한 것이라고 선언한다. 놀랍지 않은가? 사려 깊은 도시인들이 현재 우리 농업에 대해 가지는 우려와 기대, 전망과 똑같은 정서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감자는 역시 맛있었다. , 제 자식이니 안 예쁠 수 있겠어? 천만에요. 이상하게도 대부분의 농작물은 가혹한 환경에서 제 특유의 맛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다. ‘가혹한자발성을 발현시키는환경으로 바꾸어도 마찬가지다. 영양과잉에서는 결코 자발성은 발현되지 않는다. 생식작용마저 멈춰버리는 것이다. 덤바우부부는 자발성 발현의 적정치를 아직 잘 모른다. 일반화가 가능한지도 잘 모른다. 감자는 원래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그래서 예로보터 구황작물로 알려져 있다. , 그래서 우리 부부는 남들처럼 거름을 왕창 주지 않는다. 가뭄이 심해도 절대로 물을 대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 감자가 맛있는 것이다. , 제 자식이니 안 예쁠 수 있겠어? 그럼요!

 

- 내년엔 감자 안 심어.

- 그러지 말고 토종 알아보자.

 

참고, 재인용 : http://arthurjung.tistory.com/58





지난 게시물 보기(2015년4월 이전글)
2015 진바실|덤바우
전화 : 010-7238-5181
이메일 : ykwoo3@gmail.com
입금 계좌 : 농협 737033-56-041817 김선미
사업자 등록 : 513-18-07106
통신판매 : 제2013-경북구미-0146호